마츠하나 전력 60분 ; 아이스크림

 

(마법사 AU/둘은 사귀지 않습니다/주제는 소품으로 등장ㅋㅋ)

-

 

 "거짓말."

 "아니, 진짜라니깐."

 

 하나마키는 인상을 팍 쓰곤 제 앞에 서 있는 '고객' 을 바라보았다. 로브 후드를 걷자 드러난 선명한 색에 하나마키는 신음했다. 그럴리가 없는데. 멀쩡한 동공은 여전히 붉었다. 문제라면 동공을 넘어서 까지 적흑 색을 띄고 있었다.

 

 "구울이라고 오해받고 있단말이야."

 "아니- 지금 먹어줘? 멀쩡하다니까?"

 "그럼 아니라고 할 셈이야? 난 실제로 이렇게 됐잖아."

 "그건 너고. 성향 차이일지도 모르지."

 

 옅게 푸른 혈관이 눈가에 두드러지게 돋자 하나마키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두 손으로 앞으로 내밀었다. 자,자. 우선 진정하자. 그는 천천히 하나마키에게 다가갔다.

 

 "내가, 지금. 어?"

 "자,잠시만..!"

 "진정하게 생겼어? 출석까지 이틀 남았다고."

 "아,아직 이틀이나 남았..!"

 

 다가오던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눈을 맞추는 덕에 결국 입을 열었다. 미안. 하나마키는 어깨를 떨구었다. 이래나 저래나 결국은 제 과실인 셈이였다. '진짜 고객' 이였다면 바로 배상이라도 했을 터 였지만 지금 제 앞에 있는 사네라면 달랐다. 마츠카와 잇세이, 소꿉친구이자 이 일대의 지배자인 제 1 에리카 였다.

 

 워낙 종족이 섞여버리는 바람에 종족끼리 묶어 구역을 지정하고 지배자 격의 '에리카' 를 둔다. 다른 족에 비해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족은 구역에서 다시 일대로 나눠 그 안에 에리카를 둔다. 제 1 부터 제 3 까지로 당연히 힘이 차이로 결정한다. 중앙보고를 위해 구역별 각 에리카 한 명이 선발되어 반 년에 한 번 회의에 참석한다. 

 대륙에서 상당한 수를 자랑하는 위저드는 총 여섯 구역으로 나눠져 두 구역씩 묶어 에리카들이 각각이 관리하고 있는 실상이다. 그 셋 중에서도 츠바이(zwei) 의 에리카가 마츠카와 였고 덕분에 빌어먹을 아인스(eins) 에서 오이카와를 보지 않아도 된다며 한 편으로 걱정하면서 마츠카와가 제 1 에리카로 승격 하여 츠바이(zwei) 로 옮기게 되던 날 좋아라 했다.

 

 마츠카와는 하나마키의 이마에 제 이마를 맞대었다. 잇세- 아파. 아프라고 한거다. 이 모든 사건을 요약해보자면 이러하다. 하나마키는 위저드 능력으로 자그만한 과자 가게를 차렸다. 말이 과자 가게지 사실은 간식 가게나 다름 없다. 간단한 빵부터 사탕에 껌 젤리 쿠키 초콜릿 마카롱까지 별의 별 것이 즐비되어 있다. 그리고 신제품이랍시고 만든 아이스크림 맛 마카롱을 마츠카와가 시험삼아 먹었다. -언제나 마츠카와가 실험 대상이다- 그리고 반 나절도 되지 않아 구울같은 눈을 하게 되었다.

 

 마츠카와는 눈 아래를 약하게 당겨 눈알이 드러나게 하여 하나마키에게 얼굴을 들이 밀었다.

 

 "난- 이런 눈을 하곤 회의 참석 못한다고요, 하나마키 씨."

 "예...에리카 님."

 "그러니까 어떻게든 해달라고."

 "그,그냥...잇세이가 주문 걸면 안돼?"  

 

 하나마키가 마츠카와의 시선을 피하곤 힐끗 거리며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어깨는 움츠러든 채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부작용 걸리라고요?"

 "그게 아니라, 괜히 또 내가 하는 것보다..실력 좋으니까."

 "하나마키 씨는 어디 학교 출신이시죠?"

 

 마츠카와가 씨익 웃어보였다. 저거 위험해. 마른침을 삼키며 하나마키는 두 뺨에 가해지는 악력에 고개를 들었다.

 

 "아, 아오바죠사이..학,원입니다."

 "아 명문 사립 맞죠?"

 "아,아마도.."

 "그런 경쟁률 높고 졸업반은 빡세게 굴리기로 유명한 사립에서 땡전 한 푼 안내시고 졸업까지 널럴하게 하신 분이 본인이 건 주문에 부작용이 생겼을 때 가장 안전하게 푸는 법은 뭔지 모를리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전."

 "자,자기가 도로 푸는게 가장 안전합니다.."

 

 마츠카와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하나마키의 볼을 주욱- 잡아 당겼다.

 

 "그럼 내가 푸는게 안전할까요, 하나마키 씨가 푸는게 안전할까요?"

 "저, 저요..아,아파-!"

 

 참지못하고 결국 하나마키는 저 볼을 잡아당기는 마츠카와의 손을 꾹 잡았다. 놔- 미안해, 잘못했어. 놔주세요! 그제야 손을 뗀 마츠카와에 하나마키는 빨간 양 볼을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잇세이 너무해.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 하나마키는 입을 비죽 내밀었다.

 

 "미안해, 내가 심했어. 많이 아파?"

 "나빴어."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자니 꽤나 아팠던 모양이였다. 마츠카와가 손을 뻗자 하나마키는 움찔거렸다. 손 떼, 안할거야. 어정쩡한 자세로 손을 내린 하나마키에 한숨을 내쉬며 마츠카와는 손바닥을 뺨에 맞닿게 하였다.

 

 "아프지 마. 미안해."

 "잇세- 자,잠시만 이런거에 힐 같은건..!"

 "가만히 있어."

 "괜히 마력소모 되잖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하나마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거 안해도 된단 말이야. 투정하면서도 괜스레 입가가 올라가는건 저도 어쩔 수 없었다. 구석에서 빠져나와 언젠가부터 가게의 카운터 아래 자리하게 된 학원 시절 말도 안될 만큼 두터운 백과사전을 꺼내 바닥에 펼쳤다. 마츠카와는 사전 앞에 주저앉은 하나마키의 맞은편에 앉아 뒤집어진 글자를 읽어올라갔다.

 

 "에에- 내가 썼던게 아우구스트립 이였으니까- 부작용 없이가.."

 "저거 아니야?"

 "어디어디?"

 "니가 오른 손으로 누르고 있는 쪽 위에."

 

 아, 이거다. 깨알같은 글자를 찬찬히 읽더니 하나마키의 얼굴은 점점 굳어만 갔다. 뭔데. 마츠카와가 책을 돌려 경직된 하나마키를 대신해 읽었다.

 

 "아우구스트립은 민감한 재료로 부작용으로 여러가지 신체 발현이 이루어질 수 있다. 사흘 정도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주문자가 해제 시키는 법은,"

 

 하나마키는 마른침을 삼켰다.

 

 "신체접촉이다, 라는데?"

 

 마츠카와가 고개를 들어 하나마키를 바라보았다. 위험해, 이거.

 

 "아,아까 닿았잖아. 괜찮지..않네."

 "아무래도 주문자가 하란 소리겠지. 그리고 내가 아는 한에선 이거 독할걸. 간단히 닿는 정도로 소용없어."

 "그럼 어떻해애."

 

 하나마키는 울상이 되었다. 마츠카와는 태연스레 책을 덮어 옆으로 밀어내며 두 팔을 벌렸다. 안겨봐. 하아? 나도 그런 것까진 몰라. 그냥 해보면 되겠지. 그치만-. 아아- 이번 회의는 못 가겠구나. 제 1 에리카주제 다들 참석하는데 혼자 결석이네. 츠바이(zwei) 에 특례 사라지려나-, 큰일이네. 큰일. 아, 아, 알았어. 마지못해 하나마키는 달려들 듯 마츠카와의 품에 안겼다. 넓은 등을 안노라니 묘하게 나른해졌다. 하나마키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어때?"

 "아아- 유감스럽게도 전혀."

 

 여전히 검붉은 흰자위에 하나마키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다른 거 시도해보자. 어떤 거? 흐음- 뽀뽀? 에- 싫어. 어릴 때 자주 했잖아, 어때. 그 때랑 지금이 같아? 지금 그런거 따질 때냐. 불만 가득한 하나마키는 상체를 일으켜 잽싸게 뺨에 입술을 찍었다. 마츠카와는 주문으로 거울같이 변한 손바닥으로 눈을 바라보았다. 옅어졌어, 살짝. 진짜? 뭐가 좋다고 거짓말하겠냐, 내가 하나마키도 아니고. 에. 결과 올 라잇- 아니야? 그럼 어떻해? 또 해? 마츠카와가 늘어진 하나마키를 응시했다.

 

 "히로, 기왕이면 한 번에 끝내는게 낫잖아."

 "그야 그렇지."

 "키스."

 "하아? 절대 무리. 무리. 무리. 무리."

 

 마츠카와는 하나마키의 뒷목을 손으로 받치고 이마를 맞대었다. 마주한 얼굴이 담담하기 그지 없어 하나마키는 당황스러울 뿐이였다.

 

 "하나, 내가 할까. 니가 할래."

 "...내, 내가 할게."

 

 하나마키는 눈을 꼭 감고 입 맞추었다. 닿았다. 닿았다. 더욱 세게 눈을 감을 따름이였다. 그런 하나마키를 내려다보던 마츠카와는 작게 웃었다. 귀엽잖아. 아랫입술을 물자 놀라 입을 벌려왔다. 그 안에 혀를 밀어넣자니 놀라 눈을 뜨자 마츠카와는 가볍게 치열을 훑었다. 하나마키는 마츠카와의 옷깃을 쥐며 도로 눈을 감았다. 본능적으로 였다. 살짝 타액만 섞다 마츠카와가 빠져나오자 숨을 조금 가쁘게 몰아쉬며 달아오른 얼굴로 시선을 마주했다.

 

 "이,잇세이."

 "확실한게 좋잖아. 이제 됐네."

 "아-."

 

 나 간다. 몸을 일으키며 마츠카와는 채 일어서지 않은 하나마키를 흘깃 보곤 가게를 나섰다. 그런 마츠카와의 뒤를 바라보던 하나마키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열이 나는 것만 같았다. 다음에도 써봐야지.

 어느 세 정오가 다 되어가는 날에 마츠카와는 밀린 업무에 미간을 구겼다 아직 주머니 속에 남은 하나마키의 시험작 마카롱을 떠올렸다. 웃음이 비집고 나왔다.

 

 언제까지 모른 척 해주면 되는거야, 히로.

 

 또 저를 위해 준비해줄 발칙한 것을 상상하며 마츠카와는 피식 웃었다. 또 보고싶네. 우리 히로.

 

-

 

요즘 전력하면서 느낀 건데 전 주제를 소재로 쓰는게 아니라 소품으로 등장시키고 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 젠장

 

그냥 서로서로 저러는 소나무랑 꽃 보고팠어요

오늘 마지막 전력 클리어! 뿌듯하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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